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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연차재무제표부터 원가모형 토지의 공시지가가 주석에 표시됩니다. 적용 대상과 확인 위치, 장부가액·시세와의 차이, 투자자가 과대해석하지 않는 방법을 정리합니다.
기업이 오래전에 취득한 토지는 재무상태표에 과거 취득원가를 중심으로 남아 있어 현재 가치와 차이가 클 수 있습니다. 이 때문에 부동산을 많이 가진 상장사를 살펴보는 투자자는 장부가액 외에 토지의 위치와 가치 변화를 따로 확인해야 했습니다. 2026년 9월 23일 금융위원회는 K-IFRS 제1016호 ‘유형자산’ 개정안을 확정해, 원가모형을 적용하는 토지의 공시지가를 재무제표 주석에 표시하도록 했습니다. 개정 기준은 2026년 12월 31일로 끝나는 연차재무제표부터 적용됩니다. 금융위원회 공식 발표
이번 변화는 기업이 보유한 토지를 당장 재평가해 이익을 늘리라는 제도가 아닙니다. 재무상태표의 장부금액을 공시지가로 바꾸는 것도 아닙니다. 투자자가 원가모형 토지의 가치 변화를 판단할 때 참고할 숫자를 주석에서 쉽게 볼 수 있게 하는 정보공시 개선입니다. 따라서 ‘공시지가가 장부가보다 높다’는 한 줄만으로 저평가나 주가 상승을 결론 내리면 안 됩니다. 공시지가, 장부가액, 실제 처분 가능 가치, 기업의 영업 현금흐름을 서로 다른 정보로 읽는 것이 핵심입니다.
1. 무엇이 언제부터 바뀌는가
확정된 개정 내용의 대상은 K-IFRS에서 원가모형을 적용하고 있는 토지입니다. 원가모형은 토지를 취득한 뒤 취득원가에서 필요한 손상차손 등을 반영해 장부금액을 표시하는 방식입니다. 토지가격이 오르더라도 기업이 재평가모형으로 바꾸지 않는 한 상승분이 장부금액에 그대로 나타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앞으로는 이런 토지에 대해 부동산 가격공시에 관한 법률에 따른 공시지가를 주석에 함께 알려야 합니다. 금융위원회는 이를 통해 자산가치 변동 판단과 일반기업회계기준 적용 기업과의 비교 가능성이 높아질 것으로 설명했습니다. KDI가 정리한 금융위원회 공식 자료
첫 적용 시점은 ‘2026년 12월 31일로 종료하는 연차재무제표’입니다. 12월 결산 상장사라면 통상 2026사업연도 사업보고서와 감사보고서에서 관련 주석을 살펴보게 됩니다. 모든 기업이 같은 날 자료를 내는 것은 아니며, 법정 제출기한과 주주총회 일정에 따라 실제 공시일은 달라질 수 있습니다. 분기보고서에서 당장 동일한 형식의 숫자가 보이지 않는다고 제도가 시행되지 않았다고 판단해서는 안 됩니다.
또한 모든 부동산이 한꺼번에 같은 방식으로 표시되는 것도 아닙니다. 발표 내용은 ‘토지’와 ‘원가모형’이라는 범위를 분명히 두고 있습니다. 건물, 투자부동산, 재평가모형을 적용한 토지에는 기존 회계정책과 별도 공시 요구가 적용될 수 있습니다. 기업별 회계정책 주석에서 유형자산 측정모형을 먼저 확인해야 대상 여부를 정확히 판단할 수 있습니다.



2. 공시지가·장부가액·시세는 서로 다르다
장부가액은 회계장부에 기록된 금액입니다. 토지를 오래전에 샀고 원가모형을 유지했다면 현재 주변 거래가격과 큰 차이가 날 수 있습니다. 공시지가는 정부가 공시하는 토지가격으로 세금과 각종 행정 목적의 기준으로 활용됩니다. 토지의 실제 매매 시세는 개별 입지, 용도지역, 면적, 개발 제한, 임대차 관계, 오염 정화 비용, 거래 시점의 수요에 따라 달라집니다. 세 숫자는 목적과 산정 방식이 같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장부가액 100억 원인 토지의 공시지가 합계가 250억 원이라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단순 차이는 150억 원이지만 이것이 곧바로 기업에 들어올 현금이나 순이익은 아닙니다. 토지를 팔아야 현금화되고, 매각 과정에서 세금과 비용이 발생하며, 공장 부지라면 영업을 옮길 비용도 생깁니다. 담보 설정이나 공동소유, 처분 제한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반대로 공시지가가 실제 거래 가능 가격보다 낮거나 높은 개별 사례도 존재할 수 있으므로 ‘공시지가 배수’를 기계적으로 기업가치에 더해서는 안 됩니다.
공시지가 원자료를 교차 확인하고 싶다면 국토교통부의 부동산공시가격 알리미에서 표준지·개별공시지가 열람 경로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다만 기업이 여러 필지를 보유하면 주소별 자료를 단순 합산하기 어렵고, 재무제표 주석의 범위와 기준일이 외부 조회 자료와 일치하는지 먼저 봐야 합니다. 주석에 적힌 회계정책과 금액 단위를 우선하고, 외부 사이트는 검증 보조 수단으로 활용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3. DART에서 실제로 확인할 순서
첫째, 금융감독원 DART 전자공시시스템에서 회사명을 검색하고 2026사업연도 사업보고서 또는 감사보고서를 엽니다. 문서 안에서 ‘유형자산’, ‘토지’, ‘측정기준’, ‘원가모형’, ‘공시지가’를 차례로 찾아봅니다. 연결재무제표와 별도재무제표의 보유 범위가 다를 수 있으므로 어느 재무제표의 주석인지도 확인합니다.
둘째, 토지 장부금액과 공시지가를 비교하되 전년 수치도 함께 봅니다. 차이가 커진 이유가 주변 지가 상승인지, 신규 취득인지, 처분인지, 연결 자회사 편입인지 구분해야 합니다. 유형자산 변동표에서 취득·처분·감가상각·손상·대체 항목을 보면 금액 변화의 배경을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토지는 일반적으로 감가상각하지 않지만 손상 여부나 분류 변경은 별도 점검 대상입니다.
셋째, 토지의 사용 목적을 봅니다. 본사 사옥 부지, 생산공장, 물류센터, 임대 목적 부동산, 개발 예정 유휴부지는 현금화 가능성과 영업 필요성이 서로 다릅니다. 핵심 생산시설 부지를 팔면 영업기반이 약해질 수 있으므로 높은 공시지가가 곧 ‘남는 자산’이라는 뜻은 아닙니다. 반대로 장기간 사용하지 않는 토지가 구체적인 처분 계획과 함께 제시되면 현금흐름에 미칠 영향을 따져볼 여지가 생깁니다.
넷째, 토지 외 부채와 현금흐름을 함께 확인합니다. 토지 가치가 높더라도 차입 부담이 크고 영업현금흐름이 약하면 주주의 몫이 자동으로 늘지 않습니다. 담보 제공 주석, 우발부채, 투자약정, 법인세 효과를 같이 보는 이유입니다. 신규 숫자는 좋은 출발점이지만 투자 결론은 재무상태표 전체와 사업 경쟁력을 함께 읽은 뒤 내려야 합니다.



4. ‘숨은 자산’이라는 말에 흔들리지 않는 체크리스트
공시지가 주석이 새로 생기면 토지를 많이 보유한 기업을 ‘자산주’로 묶는 콘텐츠가 늘 수 있습니다. 이때 가장 먼저 볼 것은 숫자의 출처와 기준일입니다. 회사 공시의 주석인지, 외부인이 개별 필지 가격을 추정한 것인지 구분해야 합니다. 다음으로 장부가와 공시지가의 차이를 주식 수로 나눠 ‘주당 숨은 가치’라고 제시한 계산이 세금, 부채, 처분비용, 영업 중단 비용을 반영했는지 살펴봅니다.
또 하나 중요한 점은 이번 개정이 가치 정보의 공개를 늘린 것이지 처분 계획을 만든 것은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기업이 토지를 팔거나 개발한다고 공식 발표하지 않았다면 매각이익을 전망에 넣기 어렵습니다. 토지 가치 상승은 배당 확대나 자사주 매입을 보장하지도 않습니다. 이사회가 자산을 어떻게 활용하는지, 과거 유휴자산 처분대금을 어디에 썼는지, 주주환원 정책이 일관적인지를 함께 확인해야 합니다.
실전에서는 네 문장으로 점검할 수 있습니다. ‘원가모형 토지가 맞는가’, ‘공시지가와 장부가액의 기준일·범위가 같은가’, ‘영업에 꼭 필요한 자산인가’, ‘처분 또는 개발에 관한 공식 계획이 있는가’입니다. 네 질문에 답하지 못하면 숫자를 기업가치에 즉시 더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새 공시는 정보 비대칭을 줄여 주지만 수익을 보장하는 신호는 아닙니다.
이번 제도는 투자자가 기업의 토지 가치 변화를 예전보다 효율적으로 비교할 수 있게 해준다는 데 의미가 있습니다. 2026사업연도 자료가 나오면 단일 숫자보다 주석 전체, 전년 비교, 사용 목적, 부채와 현금흐름 순서로 읽어야 합니다. 공시지가가 장부가보다 높다는 사실은 분석의 시작이지 결론이 아닙니다.


